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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엔 뭐가 있을까?”

by 신여사네 2025. 6. 16.

인류가 처음으로 발을 디딘 달의 반대편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지구에서 보이는 달은 언제나 같은 얼굴입니다.

달이 매일 뜨고 지지만, 늘 같은 표면만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달의 반대쪽, ‘뒷면’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곳에는 외계 기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부터,

아무도 밟지 않은 미지의 땅이라는 과학적 호기심까지,

인류는 오랫동안 달의 뒷면에 대해 궁금해 해왔습니다.

그 질문에 실질적인 첫 답을 준 것은 2019년 중국의 "창어 4호"입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에 착륙한 탐사선입니다,.

“왜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가?”,

“달의 뒷면은 어떤 곳인가?”,

“창어 4호는 거기서 무엇을 발견했나?”

이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달의 뒷면 탐사 이야기 관련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달의 뒷면엔 뭐가 있을까?

 

왜 우리는 달의 ‘앞면’만 볼 수 있을까?

 

조석 고정이라는 우주의 기묘한 균형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달은 언제나 같은 얼굴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초승달이든 보름달이든, 달은 천천히 움직이지만 늘 익숙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착시나 기분 탓이 아닙니다.

달은 정말로 지구에 ‘한쪽 면’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흥미로운 현상인 “조석 고정” 때문입니다.


달은 지구의 위성으로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이를 ‘공전’이라고 하죠.

그런데 달은 공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회전, 즉 ‘자전’을 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달의 자전 주기(27.3일)와 공전 주기(27.3일)가 거의 완벽하게 같습니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스스로도 한 바퀴를 돌기 때문에

항상 지구를 향한 면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걸 일상적으로 이해하자면 이렇습니다.
친구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되, 항상 얼굴을 친구 쪽으로만 향하게 하며 한 바퀴를 도는 모습입니다.
이때 친구는 당신의 뒷모습을 절대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달과 지구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천체 역학입니다.

조석 고정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수십억 년에 걸친 인력과 에너지의 상호작용 결과입니다.

지구의 중력이 달에 ‘조석력’을 작용시켜, 달의 자전을 서서히 느리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며 달의 자전 속도와 공전 속도가 일치하게 되었고,

지금처럼 한쪽 면만을 보여주는 상태가 된 것이죠.

이런 현상은 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목성의 위성들, 토성의 타이탄, 심지어 태양을 도는 수성도 비슷한 조석 고정 또는 공명 상태를 갖고 있습니다.
우주에선 꽤 흔한 일이지만,

우리가 매일 하늘에서 직접 보는 천체이기에 달의 조석 고정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달의 앞면만을 보게 된 결과로, 달의 반대쪽 뒷면은 수천 년 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지역을 “달의 어두운 면”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표현은 다소 잘못된 것입니다.

달의 뒷면도 태양 빛을 절반의 주기로 받기 때문에 앞면과 똑같이 밝고 어두운 시기를 반복합니다.
다만, 지구에서는 볼 수 없고 통신도 어렵기 때문에 ‘어둡다’는 표현이 붙은 것이죠.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는 직접 관측할 수 없고, 지구와의 무선 통신도 차단되는 지역입니다.
과거 대부분의 달 탐사선은 지구에서 직접 신호를 보내고 받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항상 달의 앞면에만 착륙하거나 조사를 수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 이 한계를 처음으로 극복한 나라가 등장합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인류 최초, 달의 뒷면에 착륙한 중국의 ‘창어 4호’


2019년 1월 3일, 중국 국가항천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의 뒷면 착륙’에 성공합니다.
이 임무의 주인공은 창어 4호.
‘창어’는 중국 전설 속 달의 여신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번이 네 번째 달 탐사 프로젝트였죠.

창어 4호는 달의 ‘남극-에이트켄 분지’라는 아주 오래된 충돌 분화구에 착륙했습니다.
이 지역은 지름이 무려 2,500km에 달하는 달에서 가장 크고 깊은 충돌 지형으로, 태양계 초창기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착륙과 함께 보내진 탐사 로봇인 ‘위투-2호’는 이후 뒷면 표면을 이동하며 사진을 보내고, 토양과 지질을 분석했습니다.
놀랍게도, 창어 4호와 위투-2호는 아직도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태양광과 배터리를 이용해 수년 동안 달의 뒷면을 조사하고,

심지어 달 표토에서 식물을 발아시키는 실험까지 수행했습니다.


지구와 통신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달과 지구 중간 지점에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를 먼저 띄웠습니다.

달의 뒷면은 운석 충돌 흔적이 많고, 평지가 적으며, 자기장이 약합니다.

이런 환경은 지질학적 연구에 매우 흥미로운 조건을 제공합니다.

 

달의 뒷면엔 정말 뭔가 특별한 게 있었을까?


창어 4호가 보낸 데이터에 따르면, 달의 뒷면은 앞면과 지질 구성이 다릅니다.
앞면은 비교적 평평하고 ‘달의 바다’라 불리는 현무암 평원이 많은 반면,
뒷면은 충돌 분화구가 매우 많고, 지각이 더 두껍고 거칠며, 고지대가 많습니다.

이는 과거 달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앞면과 뒷면이 받았던 충돌량과 열의 분포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또한 달 뒷면은 지구의 전자기파 방해가 거의 없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곳을 우주 배경 복사 관측, 심우주 전파망원경 설치 등의 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 중입니다.

미국 NASA, 유럽 우주국, 심지어 민간 우주 기업들도 달의 뒷면 탐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30년대에는 달의 뒷면에 기지를 건설해 장기 우주 관측을 하는 계획도 구상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던 뒷면, 이제는 열린 미지의 공간으로”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가장 가까운 우주입니다.

하지만 항상 보던 그 얼굴의 반대편에는 우리가 몰랐던 우주의 역사와 신비가 숨어 있었습니다.

중국의 창어 4호는 그 미지의 공간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남긴 역사적 사건이었고,

이제는 그 발자취를 따라 더 많은 탐사와 발견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혹시 어릴 적, 망원경으로 달을 보며 ‘달의 뒤쪽에는 뭐가 있을까?’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이제 우리는 그 답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달의 뒷면은, 우주라는 책의 다음 페이지일지도 모릅니다.